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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묵상

어린이주일 설교, 마가복음 10:13-16

by 기도의향기 202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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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품에 안긴 아이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어린이 주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주일학교와 다음 세대를 소중히 여기며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늘 함께 나눌 본문은 마가복음 10장 13절부터 16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얼마나 어린이들을 사랑하셨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그 장면 안에는 단순한 감정 이상의 깊은 복음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는 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제자들의 거절과 예수님의 분노

"사람들이 예수께서 만져 주심을 바라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매 제자들이 꾸짖거늘" (막 10:13)

본문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어린 아이들을 데려오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어린 아이들'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는 'παιδία(파이디아)'입니다. 이는 갓난아이에서 유아기까지의 어린 아이들을 의미합니다. 당시 사회는 아이들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율법을 배울 수 없는 미성숙한 존재로 간주되었고, 주로 여인들의 책임 아래 있었기에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는 변방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제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들은 아이들이 예수님께 오는 것을 꾸짖습니다. 단순히 시끄럽거나 무질서해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하시는 중요한 가르침에 방해가 될 것이라 여긴 것입니다. 그들은 아이들을 가치 없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반응은 그들의 생각과 전혀 달랐습니다. "예수께서 보시고 노하시며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 (막 10:14)

여기서 '노하시며'라는 단어는 헬라어 'ἀγανακτέω(아가낙테오)'로,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도덕적 분노를 포함한 표현입니다. 예수님은 아이들을 막는 제자들의 행동에 대해 불의하다고 강하게 반응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의존적인 자에게 허락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보시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세상이 무시하고 배제한 존재를 주님은 중심으로 부르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받드는 어린아이의 마음

예수님은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리하지 못하리라 하시고" (막 10:15)

이 구절의 핵심은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입니다. 여기서 '받들다'는 말은 헬라어 'δέχομαι(데코마이)'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수용하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이고 환영하는 태도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처럼 전적으로 의지하고, 거부감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린아이는 스스로 무엇을 얻을 능력이 없습니다. 그저 부모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기대하며 살아갑니다. 하나님 나라 앞에서도 우리가 그러해야 합니다. 자격이나 능력, 지식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고 순전한 마음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어린아이의 순진함을 칭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앙의 태도'를 말합니다. 어린아이의 믿음은 의심이 없고, 조건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그 믿음을 하나님 나라의 기준으로 삼으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어린아이들을 배척하지 말고, 오히려 그들의 믿음을 배우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품에 안기다

마지막 절은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어린 아이들을 안고 그들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 (막 10:16)

이 장면은 예수님의 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안고'라는 표현은 헬라어로 'ἐναγκαλίζομαι(에낭갈리조마이)'입니다. 이는 단순히 안는 것이 아니라, 품 안에 껴안아 따뜻하게 감싸는 행동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껴안고,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하셨습니다. 유대 전통에서 안수는 하나님의 복을 기원하는 거룩한 행위였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어린아이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셨고, 그들의 존재를 축복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관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 각자를 품에 안으시고, 복을 빌어주십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라 할지라도, 예수님의 품 안에 안기면 그 안에서 진정한 평안과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 어른들에게도 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어린이 주일은 단지 아이들을 위한 날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시금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의지하는 마음을 회복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처럼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한다는 초청입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모습은 매우 분명합니다. 제자들이 무시했던 어린아이들을 예수님은 품에 안으셨습니다. 그들의 존재를 귀히 여기시고, 축복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어린 아이와 같이 하나님의 나라를 받들지 않으면 결단코 그리하지 못하리라."

이 말씀이 우리에게 도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다시금 어린아이처럼 주님께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하며, 그분의 품 안에서 평안을 얻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우리 교회 아이들을 위해 축복하며 기도합시다. 그리고 우리도 다시 주님의 품에 안겨,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 예수님의 품에 안긴 그 아이들처럼, 우리도 오늘 그 품 안에 안기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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